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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글마당] 경운기소리 2016-12-01

 

 

‘탈탈탈탈 두두두두.’

낯익은 경운기 소리에 조용한 도시의 오후가 울린다.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경운기 소리다. 도시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소리인데 어떤 용기 있는 농부가 끌고 나온 모양이다.

고개를 빠끔히 내밀고 바깥을 바라봤지만 아쉽게도 보이지는 않았다.

예전에 나는 아빠의 경운기 소리를 유달리 창피해 했다. 가난 때문인지 우리 집은 뭐든 남들보다 뒤쳐져 있었다. 남들이 경운기를 끌 때 아빠는 리어카를 끌었다. 남들은 다 트럭을 장만할 무렵 우리집은 겨우 경운기를 장만했었다.

초등학교 6학년 가을 수학여행을 다녀오는 날이었다. 학교에는 저녁 늦게 도착해 어두워진지 오래였다. 부모님들은 트럭과 자가용을 타고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부모님이 학교에 오시지 않기를 바랐다.

‘탈탈탈탈 두두두두.’

하지만 트럭소리를 뚫고 낯익은 경운기 소리가 들렸다. 부모님을 기다리느라 남아있던 아이들의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경운기 소리가 왜 그렇게 창피한지 어둠 속에서도 내 볼이 빨개지는 게 보일 것만 같았다.

선생님께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는 힘차게 뛰어 나갔다. 아빠가 나를 알아본 것 같았지만 기다리지 않고 집으로 달렸다. 겨우 숨을 돌려보니 칠흑 같은 어둠에 무서웠지만 다시 경운기 소리가 들렸다. 아빠의 경운기는 내 옆에 멈춰 섰다. 어물거리다가 경운기에 올라타니 아빠는 단 한마디만 말하셨다.

“재미있었니?”

탈탈거리며 움직이는 경운기 덕에 엉덩이 뼈는 물론이고 마음도 아팠다. 아빠는 지금도 경운기를 끌고 다니신다. 어렸을 때 탔던 그 경운기가 아닌 새로 장만한 경운기다. 가끔 시골에 내려가면 경운기를 탈 기회가 있다. 예전에 비하면 좋아진 거리를 경운기를 타고 지나가면 고향을 느낄 수 있다.

 

<김☆옥, 010-****-4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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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생각이 절로 납니다. 댓글달기 dokebi99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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